‘회사 가계부’ 쓰는 사내 ‘학술국장’!?
김수아 팀장(통합영업본부 전략기획팀) 인터뷰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을 견인하는 영업본부. 그 본부에 ‘학술국장’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어? 그런데… 학술국?? 여기, 회사 아니던가?

“안녕하세요 전략기획팀 김수아 팀장입니다. 학술국장이라고도 불려요.”

Q : 자기소개 부탁한다.
A : 통합영업본부 전략기획팀 팀장 김수아라고 한다. 그 동안 서비스기획, 운영, 신규사업(B2B) 등을 거쳤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영업 타겟 수치 관리. 한마디로 ‘가계부쓰기’다. 영업의 방향성과 속도를 숫자로 정리하고 목표를 수립한다. 실적 트래킹을 하며 잘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 기획을 한다. 가계부 쓰다가 빵구나거나 날 곳을 찾아내서 미리 작전을 세워 방법을 찾는 셈이다. 이외 중요한 사업적 의사결정을 돕는 전사 프로젝트 수행도 하고 있다.

Q : 와.. 듣기만 해도 거창하다? 그… 근데 학술국은 뭔가? 업무만 해도 엄청 빡셀힘들 것 같은데???
A : 계기라… 팀 업무 중 하나가 우리 영업본부 조직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인데 우리 본부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교육 수요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외부 강사도 부를 수 있겠지만 ‘동료들에게 서로 돕고 배우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 하에 통합영업본부 학술국이 출범했다. 그러면서 학술국장 타이틀을 갖게 됐다. 하하.

Q : 팀장에서 국장으로 초고속 승진…? 아니, 겸직인가? 일이 엄청 많아졌겠다.
A : 어차피 얼마 전부터 전체 회사가 직급을 폐지하고 ~님으로 부르기로 한지라 의미가 없다(…) 일은 많아지긴 했지만, 교육은 워낙 내가 개인적 관심도 많은 분야다. 특히 우리팀은 매주 팀스터디를 하고 있다. 팀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선생님이 된다. 업무 관련 노하우부터 맥주의 역사, 국문 맞춤법, 외국어, 사진이나 그림 등 자신이 잘 아는 주제를 팀에 공유하는 거다. 지식 얻는 것도 좋지만, 발표자 입장에서 내가 자신있는 주제에 대해 조리있게 슬라이드로 만들어 보고 발표하면서 업무에도, 팀웍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Q : 그러니까 팀 스터디를 전체 영업본부로 확대한 셈인가?
A : 직원 설문조사로 결정한 것이다. (단호박) 교육과정은 4개로 구분된다. 1) 신규 입사자들을 위한 이베이 적응 과정, 2) 유통-IT 업계 전문과정, 3) 영업특화과정 ‘영업왕’ 4) 보고서 작성법, 엑셀 사용법 등 기본적 업무스킬 향상을 위한 ‘미생탈출’ 프로그램이다.

Q : 영업왕, 미생탈출. 제목도 기발하다. 기억에 남는 강의가 있었는지?
A : 개인적으로는 지난 3분기에 구자현님(영업기획실장)이 진행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관련 강의를 인상깊게 들었다. 리더분들이 주로 많이 준비하시지만, 팀원급들도 강의한다. 이번 4분기는 내가 등 떠밀어서 우리 팀원 중 두 명이 강사로 출강했다. 한 분은 아이디어상품 트렌드. 다른 한 분은 상품 국가별 상품 카테고리 성장률과 동향을 직접 조사하여 발표했다.

서로 돕고 배우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만든 통합영업본부 학술국

Q : 이런 좋은 교육이 영업본부 내에서만 진행되기엔 아깝지 않나?
A : 안그래도 다른 본부에서도 듣고 싶다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매번 정원을 넘어 선착순으로 인원을 조정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도강(?)하시는 분들도 있다. 다들 배우려는 의지가 있으신 분들이다 보니 억지로 막지는 않는다.

Q : 역시 이베이코리아 직원들은 배움의 열의가 굉장히 강한거 같다.
A : 그렇다. 배움의 다른 축에는 가르침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급이 높든 낮든 강의 준비는 힘들고 강의자들이 특별히 더 잘 안다기보다는 그걸 먼저 배운 선배 입장에서 공유하는 것이다. 강의하신 분들 말씀을 들으면 가르치는 사람이 더 많이 배우게 된다. 그래서 직급과 관계없이 누구든. 자신이 좋아하고 나누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강사로도 한번 활동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Q : 김수아 팀장님 스스로도 명강사라고 들었다. ‘보고서 레시피’라는 히트 강의가 있다는데? 파워포인트의 신으로 만들어 주는 강의인 것인가???
A : 히트 강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하하.
보고서 레시피는, 파워포인트 장표를 잘 만드는 교육이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생각 정리 강의’에 더 가깝다.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시나리오 쓰는 방법이 먼저 나온다. 그리고 그 생각을 어떻게 비주얼로 잘 정리하느냐 하는 스킬이 뒤에 나온다. 도표나 그래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가르쳐 드린다.

이쯤 해서~ 이베이코리아 블로그 단독으로! ‘보고서 레시피’ 강연 중 몇 장의 슬라이드를 맛보기로 공개한다!!

▶보고서 만들기 전에 뭘 준비해야 할지부터.

▶보고서 작성 전 시나리오 쓰는 방법

▶실제로 비주얼로 표현할 때 필수 요소, 주의 요소까지.

Q : 미생탈출이 가능할 것만 같은 진짜 꿀팁이 가득하다! (지난번 제안서 쓰기 전에 이 강의를 알았더라면…ㅜㅜ) 다음에 개설하고 싶은 강의 주제가 있다면?
A : 이번 4분기에 새롭게 ‘실습 스터디’를 시도했다. 파워포인트와 엑셀 샘플을 하나 주면 주어진 시간 내에 이 샘플과 똑같이 만들어내는 실습이었다. 스스로 터득하면서 배우다 보니 수강자 반응이 좋았다. 이런 실습 강좌를 다양한 콘텐츠로 더 개설하고 싶다. 또, 기회가 된다면, 직장내 인간관계나 스트레스 관리법, 커리어개발 노하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워크샵 형태의 수업도 만들어보고 싶다.

이베이코리아는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고 많은 기회를 주는 회사

Q : 자료 중에서 스킬보다 생각 정리 방법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A : 소위 ‘장표’라 불리는 슬라이드 잘 만드는 것. 중요하다. 그러나 그 전에 논리적이고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업무에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 것이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왜’에서 시작하면, 업무의 ‘결과물’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그 결과를 내기 위해 인원-예산-타부서협조 등 ‘무엇’이 필요한지 해석하게 된다.

Q : 안식휴가를 이용해 산티아고를 두 번이나 다녀왔다는데?
A : 산티아고 순례 길을 두 번 돌았다. 28일간 10kg 배낭을 메고 서울과 부산 왕복 거리인 770Km를 도보로 걸었다. 이 때 다녀온 경험도 당시 우리 실원들에게 발표로 공유했었다.

Q : 와. 사진 색감이 예쁘다. 중고등학교 때 미술 잘했을 것 같다.
A : 칭찬 감사하다. 하하. 숫자와 관련된 일을 하니까 주변사람들이 잘 믿지 않지만,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고 원래 꿈도 원래 박물관 학예사(큐레이터)였던지라 미술에 워낙 관심이 많다. 주말에는 박물관,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가는 것을 좋아한다.

Q : 와.. 큐레이터가 꿈이었다는데 하는 일은 컨설턴트랑 비슷한 것 같다. 혹시 ‘학술국장’으로서의 꿈이 있는가?
A : 과찬이다. 학술국장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사내에 자발적인 스터디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학술국이라는 거창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팀내 혹은 친한 동료들끼리 자유롭게 배우고 가르치면 좋지 않겠는가?

Q : 마지막 공식 질문, 이베이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
A : 회사에서 롤모델을 많이 만났고 그분들의 장점을 배우려 하다보니 회사 업무에서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경험을 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나에게 있어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고 많은 기회를 주는 회사이다. 9년 동안 이 곳에서 근무하면서 G마켓-옥션 합병 등 큰 사건을 몇 번 겪었는데 그럴 때마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해 갔다. 앞으로도 어떻게 좋은 모습으로 변화되고 성장할지 기대가 되는 곳이다.

– 실제로는 존대말로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ㅇㅂㅇ 톤앤매너 유지를 위해 평어체로 변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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