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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더박스 시즌2] #05. 부산 ‘시골커피’ – 온라인에서 만나는 커피의 향긋함2021-03-12 00:00
작성자 Level 10
첨부파일시골커피.jpg (72.9KB)

간혹 ‘로스터리(Roastery)’라는 이름이 붙은 카페들이 있다. 좀 더 친숙하게, ‘커피 볶는 집’이라는 간판이 붙어있기도 하다. 이런 곳에서는 초록 생두를 직접 볶아 우리가 잘 아는 갈색의 향기로운 원두(커피콩)를 만든다. 이 과정을 로스팅(Roasting)이라고 부른다. 어떤 종류의 생두를 어떻게 배합하는지가 원두의 맛과 향을 결정한다. 그러니, 직접 로스팅하여 원두를 생산하는 카페는 진정한 의미에서 ‘커피 마니아’를 위한 장소다.

하지만 요즘은 카페에서 느긋한 여유를 즐기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카페 홀 영업이 금지되는 일이 부지기수이기 때문.

그렇다면 로스터리 카페는 어떤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할까?


여기 그 모범답안이 있다. ‘시골커피’는 오프라인 중심의 로스터리 카페에서 한 발 나아가 온라인 시장을 통해 다양한 고객과 만나는 브랜드가 되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로스터리가 나아가야 할 가장 바람직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시골커피의 최민수 대표를 유선으로 만나보았다.


시골커피는 어떤 곳인가?

시골커피는 2012년 처음 시작한 로스터리 커피 브랜드이다. 생두를 수입하고, 로스팅하고, 유통 및 판매하는 전 과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원두뿐만 아니라 더치커피(Dutch Coffee, 차가운 물로 우려내는 커피. ‘콜드브루’의 동의어)도 생산하고 있고, 현재 전국 200여 군데의 카페에 원두와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로스터리 커피 브랜드’라는 용어가 아직 낯선 분들도 있다.

간단히 말해 ‘원두를 생산 및 판매하는 브랜드’라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로스터리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만큼 많아졌지만, 오랜 노하우를 가진 곳은 많지 않다. 시골커피는 그런 점에서 상당 기간 노하우를 쌓아와 믿을 수 있는 로스터리라고 자부한다.

다른 로스터리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시골커피가 특별한 이유는?

가장 큰 특징은 ‘주문 즉시 포장’이라는 원칙이다. 원두를 미리 제조하여 포장해두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주문하면 그 때 포장하기 때문에 당일이나 하루 전날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를 제공하게 된다. 원두의 신선함은 무척 중요하다. 오래된 원두는 맛이 변하거나 향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갓 로스팅한 원두를 항상 일정한 퀄리티로 제공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주시는 단골 고객들이 많다.

신선함과 품질 관리를 위해 매일 아침 출근하여 커핑(Cupping, 커피의 품질과 맛을 평가하기 위해 맛보는 일련의 과정)하며 일과를 시작한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 직원들도 함께 참여한다. 생두 역시 주요 품목은 직접 수입하여 품질을 깐깐하게 따지고 있다. 또, 생두는 뉴크롭(New Crop, 생산된 지 1년 이내의 햇생두)과 스페셜티(Specialty, 국제적인 협회가 지정한 특정 기준을 통과한 최고 등급의 커피) 원두만을 사용하고 있다.

시골커피의 주력 상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원두와 더치 커피, 드립백(Drip bag, 커피를 미리 분쇄하여 소분한 후, 드립 방식으로 먹기 쉽도록 종이 여과지에 담아 판매하는 형태) 등 다양한 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물론 로스터리이다 보니 주력 상품은 원두이다.

최근에는 스페셜티 원두(설명 삽입)를 찾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실 스페셜티 원두 시장은 대중적인 시장은 아니지만, 요즘은 증가세에 있다. 커피 입문자들이 많아지면서 더 고급스러운 원두를 찾는 커피 마니아 역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골커피 역시 스페셜티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왜 온라인 진출을 하게 되었는지?

굳이 오프라인에서만 납품이나 공급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골커피를 창업하기 전 동서식품 대리점을 운영했는데, 그 때에도 온라인을 병행하여 제품을 판매했었다. 특히 옥션이나 G마켓을 통한 판매가 무척 많았다.

그중에서도 옥션이 가장 인기가 많았고, 때문에 가장 중요한 온라인 플랫폼은 옥션이었다. 그 때 당시 판매량이 높다고 담당 MD 분들이 할인쿠폰을 넣어 주셨던 기억도 난다. (웃음) 이런 경험 덕분에 시골커피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도 옥션과 G마켓 입점을 가장 먼저 진행했다.

<옥션 시골커피 판매 사이트 모습>

온라인 판매가 실제로 매출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나?

온라인 매출이 압도적이다. 본래는 온라인 판매가 거의 90%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부산에 오픈하여 소비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온라인 판매 비중이 70% 정도로 매우 높다.

원두 판매라는 특성상 도매 비중이 더 높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시골커피의 매출 중 80%가량이 도매였다. 지금도 물론 전국 200여개 카페에 원두를 납품하고 있고, 도매 비중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 대상의 소매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아무래도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카페 영업이 부진하며 도매가 줄어들고 홈카페족이 늘어남에 따라 소매가 증가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온라인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원두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다. 전체 매출의 7~80% 가량이다. 그 다음은 더치 커피다. 더치 커피는 중력을 이용해 차가운 물에서 추출한 커피이기 때문에 산뜻함과 깔끔함이 특징이다. 뜨거운 물과 압력을 이용해 추출하는 에스프레소(Espresso)는 좀 더 묵직하고 여운이 남는다. 드립백 판매는 전체의 5% 정도이다.

보통 카페에서 먹는 아메리카노(Americano)는 에스프레소에 미지근한 물을 섞어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특유의 깊고 진한 향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고객들은 더치 커피를 처음 마시면 다소 연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메리카노의 인기가 높은 만큼, 온라인 판매에서도 원두가 강세인 게 아닌가 싶다.

G마켓 외에 어떤 온라인 채널들을 이용하는지?

자사몰이 따로 있다. 온라인 매출의 약 40% 정도는 옥션과 G마켓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옥션은 오래 전부터 시골커피의 주요 온라인 판매 플랫폼이었고, 지금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매출 통로이다. 옥션에서 오래 판매하던 것이 습관이 되어 요즘도 커피 기구나 자재를 구입할 때 스스로도 옥션에서 주문하곤 한다. (웃음)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사실 10년 전만 해도 커피 시장에서 온라인 구매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때는 온라인에서 사면 품질이 나쁘고 신뢰할 수 없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 이미지를 타파하는 게 처음에는 힘들었다. 오프라인이라면 직접 손님께 제품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그게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을 정답고 친숙한 느낌이 들도록 ‘시골커피’라고 지었다.


온라인에 진출하고자 하는 로스터리를 위해 조언한다면?

보통 오프라인에서 로스터리를 운영하던 분들이 온라인으로 진출하는데,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누구나 쉽게 참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내 브랜드만의 특장점’이 명확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어 밀려나기 쉽다. 유통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플랫폼에서 판매할 것인지, 어떤 고객층을 목표로 할 것인지 확실한 전략을 세우고 시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커피 입문자를 위한 원두 고르는 팁을 알려 달라.

커피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보통 산미(Acidity, 커피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독특한 신맛)보다는 고소한 맛을 선호한다. 그래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두는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이라면 중남미 브라질, 콜롬비아, 콰테말라 같은 지역의 원두를 추천한다. 이곳의 원두는 견과류 같은 고소한 단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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