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글보기
제목실리콘밸리에서 1천만 불 벌 뻔한(?) 사연 (feat.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기업문화)2017-10-25 00:00
작성자 Level 10

이베이코리아에서 서비스기획,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CPO(Chief Product Officer)인 정보라 센터장님이 지난 10월 24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강연한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 내용을 공유한다.

갑자기 뜬금없이 웬 실리콘밸리 문화 강연?

정보라 님은(직급으로는 부사장님이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모두 ‘님’으로 부른지 1년이 됐으니 과감히 직급은 생략) 미국에서 페이팔, 애플, 이베이에서 각종 전략기획, 서비스기획을 거친 분이란다.

(페이팔을 모른다고? 세계 최대 온라인결제회사 페이팔은 몰라도 일론 머스크는 들어봤을 것이다. 페이팔 창업에 간여해 대박친 사람들을 일컫는 ‘페이팔 마피아’중 무려 일론 머스크가 있다!!! 그래 그 테슬라! 영화 아이언맨 로다쥬 모델인 테슬라 CEO 말이다!!! 괜히 흥분…..)

이날 강연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공지가 나간 지 하루 만에 100명이 넘게 신청했다. 이날 사전 등록 없이 왔다가 돌아간 분들도 꽤 됐다는 후문;;;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이베이코리아 블로그가 강연 내용을 준비했다!

 

 

안녕하세요. 이베이코리아 정보라입니다.

먼저 제 소개를 드릴께요. 고등학교 때 아버지 따라 미국에 간지 26년만인 2016년 한국 이베이코리아에 와서 CPO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될 정도로 매일매일 신명 나게 에너지 뿜뿜 일하고 있어요.

 

 

 

실리콘밸리에서 20년동안 일하다: 페이팔 → 애플 → 이베이 → 이베이코리아

저는 대학졸업 후 메릴린치 같은 투자은행에 있다가 결혼하고 임신해서 1년동안 아이를 키웠습니다. (Full-time mom) 제 이력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죠. 이후 MBA를 하며 페이팔 인턴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있으면 유명한 사람을 진짜 마주치는 경우가 있는데 저의 경우 2000년 페이팔에서 여름 인턴 할 때 당시 사장인 일론 머스크 앞에서 30분 보고를 한 적이 있었어요. (우와~~~) 그때 제 상사가 그냥 페이팔에서 일하라고 했는데 저는 한국식으로 ‘학교는 마쳐야지’하고 인턴 마친 후 학교로 돌아갔죠. 그 때 있었으면 상장 주식으로 1천만불은 벌었을 테니 지금 삶이 바뀌었을 수도? 하핫. (으으… 듣는 내 맴찢….)

 

당시 페이팔은 100명짜리 회사였어요. 기획자가 기획서 없이 개발자에게 막 던지면 밤새 개발이 되는… 일도 중구난방, 분석도 하고 전략도 짜고.. 그렇게 여러 일 하는 게 재미있었지요.

아무튼 MBA 마치고 페이팔에 입사했어요. 그러다 2002년 초 이베이가 결제 강화를 하면서 페이팔을 인수했죠. 페이팔이 상장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어요. 1년만에 상장과 합병을 겪는 아주 드문 경험이었죠. 페이팔에서는 해외사업 확장, 페이팔 결제 서비스를 가맹점에 제공하는 업무를 했어요.

그러다가 너무 한 회사에 오래 있는 것 같아서 애플로 옮겼습니다.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은 영어로 표현하자면 “mojo(마법의 부적)가 없어졌다”고 평가되기도 하지만, 혁신의 아이콘이잖아요? 애플이 만드는 상품을 유통하는 온오프라인 스토어 채널 개발과 관리를 맡았죠.

4년정도 일하다가 이베이가 페이팔과 분사(spin-off)하는 시점에 이베이로 옮겼어요. 실리콘밸리에서는 인수합병은 흔하지만 분사는 드문 일이거든요. 새로운 경험이었죠. 페이팔과의 분사, 그리고 그 이후 이베이에서의 결제 기획이라는 업무에 투입됐습니다. 결제는 전자상거래에서 심장과 같으니까요. 이렇게 2014년에 이베이에 입사해서 이후 이노베이션랩 부서에서 챗봇 개발 업무를 1년 정도 했어요.

 

일단 오늘의 주제인 ‘실리콘밸리 문화’ 짚기 전에 양해 말씀드려요. 실리콘밸리와 서울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워요. 실리콘밸리 안에서도 기업별로 문화가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을 당시 모든 미팅에서 ‘스티브가 이랬어(Steve says)’라며 회의를 시작했어요. 반면 페이팔은 아랫 직원들 의견이 위로 올라가는 바텀업(bottom-up)문화였거든요.

그리고 페이팔에서 서비스 개발 시 A/B테스트(두 가지의 서비스 상황을 고객들에게 테스트하는 것)를 많이 했는데, 애플에 오니 그런 게 없었어요. 고객 반응 테스트 안 하냐고 물었더니 “고객이 모르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다”(We can see around the corner.) 라는 답이 돌아왔죠. 즉 “아이팟이 나오기 전에 음악 듣는데 문제 없었지만 아이팟이 나오자 고객들은 자기가 모르는 수요를 깨달았다. 즉 고객들이 미처 모르는 수요를 우리가 찾아야 해.” 이게 애플의 생각이었죠. 이렇게 일하는 방식이나 문화가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어요.

 

 

 

“실리콘밸리에서도 애플은 톱다운, 페이팔은 바텀업… 기업별로 문화 달라”

그럼 지금부터 개인적으로 느낀 실리콘밸리 문화의 특성, 한국과의 차이점 10가지를 말씀드려요.

1. 한국은 정(情)이 많지만 콜라보레이션이 익숙하지 않은 문화
미국에 파견가신 분이 “같이 점심 먹으러 가자” 옆 직원이 그래서 같이 밥 먹는 줄 알았대요. 근데 알고 보니 샌드위치 사는 데까지만 같이 가서 자리에서 각자 먹는 것이라 충격을 받으셨대요. 한국은 밥을 우루루 먹으러 다니고 정이 많죠. 그런데 경쟁 문화 때문인지 정작 협업은 익숙하지 않아요. 어쩌면 한국 교육 자체가 서로 경쟁하고 등수를 가리는 게 중요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슬랙이라던지 위키 등의 협업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이 있어도 한국에서는 직접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걸 선호하기도 하구요.

 

2. 상하수직문화 (hierarchy) vs. 상사에 대한 접근성(accessibility)
미국에 있던 20년 내내 매니저 나이를 안 적이 없어요. 관심이 없어요. 나이 어린 매니저에게 지시 받는 일도 허다하고요. 미국에서는 나이보다는 자신의 영향력 반경 (sphere of influence)이 더 중요해요. 토론을 통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한국은 아무래도 상하관계 때문인지 회사 내에서 토론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죠.

처음에 한국에 와서 PIC 직원 이름 300명 외울 때 멘붕이 왔어요. 미국에서는 이름만 알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성, 이름, 직책, 직위 다 알아야 ‘김 대리’ ‘박 상무’이렇게 부를 수 있으니까요.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누가 “머릿속 알고리즘을 바꿔!”이러더라구요. 그러니까 상무/실장과 차장/실장이 있으면, 직책이 높으면 직책(차장/실장인 사람에게는 ~실장님)으로, 직급이 높으면 직급(상무/실장이라면 ~상무님)으로 부르면 된대요.

이베이코리아 혁님… 연음화 현상 덕분에 회장도 사장도 부사장도 모두 그를 “형님”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런 저를 구해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제가 온지 한 달 만에 도입된 이베이코리아의 ‘님’ 문화! 덕분에 암기를 덜 할 수 있게 되었어요 (ㅠ…) 또한 이렇게 되니 제가 직급으로는 부사장이지만 신입사원과도 수평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됐죠.

이베이코리아에는 별도의 자료를 준비하지 않고 CEO와 직원들이 만나는 타운홀미팅이 있어요. 접근성을 높이는 거죠. CEO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서 직원들이 좋아합니다. 같은 이유 때문에 최근에는 많은 한국 기업들도 실리콘밸리에서처럼 금요일 맥주파티(TGIF beer bash) 같은 걸 도입하기도 하죠. 저는 이런 문화의 팬이에요. 그래야 초초초신세대(Generation Z)를 포용할 수 있지 않겠어요.

 

3. 보기에는 유연하나 엄청난 책임 (Seemingly flexible, but huge responsibility)
실리콘밸리는 엄청 자유로워 보이지만 능력 기반이 사실은 더 무서워요. 넷플릭스의 경우를 볼게요. 출장, 비용처리 가이드라인이 아예 없어요. 출장비용은 회사의 이익을 최대로 생각하라는 식이고, 휴가는 할 일 다 하면 맘대로 다녀와 이런 식이에요. 고성과자들은 1년에 휴가를 여름, 겨울 각 2주씩 쓰기도 하죠. 그런데 넷플릭스 다니는 친구 얘기 들으면 회사 내에서는 엄청난 적자생존 경쟁이 일어나요. 자신의 실적이 불안하면 휴가를 내지 못한다고 하네요.

▶ 참고자료: 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 (스마트스터디)

 

4. 회사를 자주 옮겨 다니고 해고도 자유로운 실리콘밸리 (Career mobility, hiring and firing)
실리콘밸리에서는 한 회사에서 2년 이상 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너무 오래 있는게 단점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이랑 다르죠. 링크드인으로 자기 피알도 많이 하고 이동이 활발하죠. 워낙 직장 변경이 많다 보니 그런 수요에 맞춰 이직을 도와주는 서비스도 많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이라고 해서 저성과자에게 3개월간 구체적 목표를 수치화하고 달성하는지 보는 프로그램이 있죠. 처음에는 그 직원에게 코칭을, 다음엔 PIP를, 이후에도 성과가 안 나오면 회사와 상호 합의 하에 그만두는 경우도 수두룩하구요. 유연하게 옮겨 다닐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듯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흔하지 않고 한 회사에 오래 있는 것을 선호하죠.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 경험을 정말 높게 쳐 줍니다. 그때 익힌 생존 기술이나 끈기 등을 인정해주죠.

 

5. 본인 회사 서비스나 상품은 직접 써보는 정신 (Eat your own dog food)
자사 사이트나 상품을 직접 써보고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개밥처럼 만들어서 사람에게 먹으라 하면 되겠어요? 자신이 먹을 것이니 정성스레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페이스북안에는 이런 포스터가 있대요. Nothing at Facebook is somebody else’s problem. 남의 문제라는 게 없다는 거죠. 문제가 생기면 자기 일처럼 해결에 뛰어들라는 표어입니다.

▶ 참고자료 : “개밥 먹기” 유래 (출처: Pied Pipers Entertaiment)

 

6. PM/PD/UX. 완두콩깍지안의 콩(three peas in the pod)
서비스 개발에 있어 개발자와 디자이너, PM직군이 서로 협업을 해야 하죠. 완두콩 한 깍지에 들어가 있는 콩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 세 직군이 하는 일도, 사람들의 성향도 달라요. 그래서 갈등이 빚어질 수 있지만 서로 잘 일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개발자vs.디자이너vs.PM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나: 한동안 페이스북에서 유행하던 짤. 개발자들과 디자이너들과 PM들이 스스로를 보는 것과 상대방을 보는 시각의 차이

 

7. 일과 삶의 균형 vs 일과 삶의 결합 (Work-life balance vs Work-life integration)
모바일 기기 보급으로 일과 삶의 경계선이 모호하죠. 그런데 젊은 직원일수록 워라밸을 중요시합니다. 사실 치열한 실리콘밸리 환경에서는 워라밸보다는 자기가 맞는 업무 스타일을 찾아가는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도록 일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내가 절대로 희생할 수 없는 개인 시간이 있잖아요. 저녁 7-10시까지는 가족과의 시간인데 그 이후에 일하기도 하죠. 미국에서는 아이 야구경기 보다가 컨퍼런스콜을 하고, 그러다 아이가 홈런 치는 걸 못 보기도 하고 했죠.

워라밸을 도입하기 위해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죠. 이베이코리아에는 매월 하루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운영해 4시에 퇴근해요. 시각장애인 안마사도 최근부터 사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근무시간에 안마 받는다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 이렇게 생각하지도 않죠.

(전 직원이 4시에 퇴근하는 이베이코리아 패밀리데이)

(이베이코리아 사내에서 제공하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웰니스(안마) 서비스)

 

8. 다양과 포용(Diversity and inclusion)
실리콘밸리 기업 상당수가 다양과 포용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해요. 다인종, 성별 등 다양성을 보장하자는 거죠.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양성이 곧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포용할 수 있으니까요. 구글의 경우에는 다양성이 보장되다 못해 아시아계 직원 비중이 미국 평균 분포보다 높은 (overrepresented) 성향이 있죠. 2017년 9월에는 미국에서 2만명이 모인 여성 개발자축제인 그레이스 하퍼(Grace Hopper) 컨퍼런스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한국을 방문한 이베이 다양성 임원(CDO) 대미안 후퍼 캠벨)

이베이 임원의 연례 전략미팅에 소개된 다양성 세션. “다양성은 비즈니스다”

또한 다양성임원(Chief Diversity Officer)를 두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진은 1년마다 하는 이베이 고위임원 행사인 리더스위크(Leaders’ Week)행사에서 이베이 다양성 담당 임원이 진행한 ‘다양성이 비즈니스(Diversity means business)’라는 행사 사진이에요. 이분이 한국에 방문하기도 하셨죠.

▶ 참고자료: “구글뿐 아니라 대형 IT 기업들이 다양성 높이기 위해 고민” (리코드)

 

9. 장인정신(Craftmanship)
철저한 장인정신을 가진 서비스를 내놓는 성향도 실리콘밸리에서 인상깊게 봤던 내용이에요. 애플에는 제품 포장박스의 재질을 연구하는 직업도 있어요. 포장박스를 여는 언박싱이 고객 경험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죠.

▶ 참고자료: “애플 포장이 훌륭한 이유는 언박싱 전담 직원이 있기 때문”(기즈모도)

▶ 참고도서: <인사이드 애플>

 

10. 커리어 개발 (Career development)
1:1 은 리더와 팀원이 하는 1대1 미팅인데 아무리 바빠도 꼭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미팅입니다. 업무 뿐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고요. 제가 한국에 와서 1:1을 회의실에서 하려고 하니 “이런 건 술자리에서 할 얘기 아닌가요”라는 반응을 하는 분도 있었어요.

멘토와 스폰서 문화도 있어요. 멘토가 커리어에 있어 여러가지 요소를 조언해 주는 역할이라면 스폰서는 이직할 때 나를 추천해 줄 만한 사람을 뜻하지요.

360도 평가(다면평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평가 시 상사 평가 외에도 부하직원 평가, 협업부서 등 다방면에서 평가가 이뤄집니다.

코칭 vs 매니징의 차이도 알아야 하는데, 실리콘밸리에서는 업무지시만 잘하기보다는 코칭을 잘 하는 매니저가 승진을 더 잘 합니다.

 

 

 

강의 후 이어진 질의응답

질문: 실리콘밸리에서 더욱 중요시하는 채용 요건이 있나요?
답: 채용할 때 담당 팀장만 인터뷰 보지 않고 협업하는 다른 부서 사람과도 인터뷰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 뽑을 때 사업이나 기획, 디자인 담당도 인터뷰에 참여하는 식이죠. 레퍼런스 체크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많이 하고 이런 것만 전담으로 하는 회사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참고로 채용할 때 과거 매니저에게 “이 사람을 다시 채용하겠다고 하면 하겠느냐?”는 질문이 매우 강력하게 작용해요. 하루 종일 면접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질문: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으로 오셨을 때 조직관리가 녹록치 않았을 텐데 어떻게 했나요?
답: 운이 좋은 편이었던 데다 이베이코리아가 한국 회사지만 글로벌과의 연계도 활발해 크게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한국에 온 첫날 마음 먹었던 것은 ‘많이 듣자’ ‘1:1 미팅 많이 하자’고 결심해서 팀점심을 6개월 정도 했습니다. 다행히 좋게 봐 주신 것 같아요. 1:1 하면서 업무지시를 안하고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했는데 업무 지시를 왜 안하시냐 물어보는 직원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직 잘 모른다’ 그랬더니 좋게 평가를 해 주시더라구요.
요즘은 리더가 약점(vulnerability) 인정하는 게 오히려 장점이라고도 하니까요. 저는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는데 한국에서는 윗사람이 약점 드러내는 것을 꺼려해서 그러는지 직원들이 약점을 말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주더라구요.

▶ 참고자료: “상사들이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질문: 실리콘밸리에도 회사 문화 정착. 교육 서비스. 프로그램 같은 게 있나요?
답: 스타트업은 교육프로그램 따로 없습니다. 그냥 맡겨놓고 살아남아라(Sink or swim)는 식이죠. 그래서 채용 인터뷰 때 지원자에게 러닝커브(learning curve), 즉 새로운 것을 맡았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때 인재 필터링이 안되면 어렵죠. 왜냐면 스타트업은 사람이 부족하니 도움 받을 인력이 부족하죠. 그러니 스스로 알아서 하는 셀프스타터(self-starter), 즉, 프로세스나 정책이 없어도 스스로 알아서 자율적으로 이끌어 갈 능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질문: 조직문화에서 직원 성향 관리. 측정방법?
답: 성향을 측정할 때는 위아래뿐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까지 모두 인터뷰해서 다면평가를 하는 것이 100퍼센트 답은 아니라고 해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되죠. 실적과 준하는 조직문화 지표 중에는 이탈율(attrition)이 있는데요. 조직문화 프로그램을 돌리고 나면 이탈율이 줄어듭니다. 이베이에서도 이런 종류의 질문을 던지는 서베이를 분기마다 합니다.

 

질문: PM이 가져야 할 역할이나 자질이 있다면?
답: PM은 고객에게 빙의하여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해 가는 능력이 필요하죠. 개발-디자인 등 동료와 잘 커뮤니케이션해서 서비스 개발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질문: 직장 선택의 기준이 있으셨다면?
답: 회사에 내가 줄 수 있는 것과 받을 수 있는 것을 따져서 선택했던 것 같아요. 내가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것이 다 확실해야 서로 선택에 후회가 없으니까요.

질문: 조직문화 관찰자 시점으로 말씀해 주셨는데, 실제로 조직문화를 변화시킨 경험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답: 조직문화는 리더 한 명이나, 인사팀이나 제도 하나 도입한다고 하여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리더는 몸으로 직접 실천해서 기업문화를 보여주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비전이나 가치 같은 것을 외운다던 지 하는 거예요. 제가 한국에 와서 실천했던 것이라면, 한국이 칭찬에 인색한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보공유나 협업을 잘 한 직원에게 칭찬을 많이 했어요. 이게 나름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고성과 그룹에서 이런 칭찬이 효과가 좋았습니다. 매니저가 아니었을 당시에는 뭔가 회사에서 다양한 부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 그런 기회에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그렇게 되면 무형적인 배움의 기회가 생기고, 서로 다른 직군-직책을 망라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이 되죠.

 

 

 

강연이 끝나고 난 뒤, 질문이 너무 많이 쏟아져 질의응답시간이 엄청 길어졌는데 100여명의 강연 참가자들은 길게 이어진 질의응답에도 끝날 때까지 집중했다고… 눈빛 초롱초롱
(모든 강연이 끝나고 난 뒤에도 개인적으로 질문을 하는 분들도 많았다. ㄷㄷㄷ)

인원이 정해져 있던 강연이라 안타깝게 신청 못하셨던 분들과… 강연 내용이 궁금하셨을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좋은 자리 마련해 주시고 사진 협찬 해 주신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감사말씀을.

또 다른 강연에서 만나요~

Tag(주요태그)#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