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 오전 09:00

사회생활 시작한 지 3년차다.
이제는 어엿한 이 사회의 일꾼이 된 것이다.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

아침의 상쾌함을 가득 안고 도착한 강남파이낸스센터. 테헤란로의 시작인 그곳에서 ‘훈남떼 직장인’을 보는 것은 이제는 흔한 일상이 되었다.

34층으로 올라간다. 일단 회사에 오면 샌드위치와 커피를 챙긴다. 이놈의 회사… 아침을 뷔페로 주면 얼마나 좋아… 흔하디 흔한 김밥, 샌드위치, 빵, 과일이나 커피, 음료수… 이런 거다. 어쨌든 아침 먹거리를 들고 오늘 하루의 승리를 위해 나만의 Hot spot에서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업무 중 – 오전 10:00

신나게 업무를 시작하다 메일이 왔다.
보낸 사람 : ‘D오’…
새로운 맞선 상대 정보메일이다. 사실 회사와 나만 아는 비밀이지만 올해는 꼭 시집을 가야 한다. 그래서 이번 분기 자기 계발비를 ‘D오’가입비로 올인 했다. 회사에서 대놓고 ‘솔로탈출’을 위한 자기 계발비는 적극 환영한다고 하니까…나는… 당당하다… 나는…창피하지 않다… 분명…이것은…회사에서 인정한 자기계발이다.

점심시간

점심은 굶어야 한다. 퇴근 후 종합건강검진을 가야 한다. 난 아직 젊고 팔팔한데 이놈의 회사는 1년에 한번씩 꼭 무료로 건강검진을 시켜준다. 귀찮다… 그래서 아침을 많이 먹었다. 지금부턴 굶어야 한다. 이따가 엄마랑 같이 건강검진 가야 하는데… 엄마한테 ‘결혼 언제 하냐’고 잔소리를 들을 생각하다가 문득! 저 멀리 Mother’s Room으로 향하는 임신 5개월째인 신과장님이 보인다.

그곳은 임산부와 워킹맘만을 위한 전용 휴게공간… 저 커튼 안에서는 유축기계로 유축도 할 수 있다. 난 아니다.. 아직…아니야… 난 젊다. 그리고 나도 저 곳으로 곧…언젠가…반드시 그런 날이 올 것이다…;;,

남자들은 주로 방콕룸에서 논다.
방콕룸에는 평상과 소파, 게임기 등이 있는 게임룸, 다트, TV 등이 있어서 매우 좋다…가끔 눈에 레이저 켜고 다트 하는 사람들이 있다. 월간회의 끝나고 나오면 유난히 많은 듯????

오후 업무 중 – 오후 2:00

오늘 오후 업무시간은 짧다. 한달에 한번 돌아오는 패밀리데이. 4시면 컴퓨터 끄고 퇴근 해야 한다. 음화하호. 난 열심히 일 좀 하겠다는데 그것도 못하게 한다. 참내… 오호호호

빨리 퇴근해야 하니 오후에 회의를 폭풍으로 몰아놨다. 회사에는 회의실이 참 많다. 회의실 이름은 eBay가 진출해 있는 도시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외부 분과 회의를 한 후 1층에서 인사드리는데 다음번 회의 부서인 김대리님한테 전화가 왔다. “네, 그럼 이따 브뤼셀에서 봐요!”라고 통화하는데 주위에서 나를 보는 것만 같다(…아 진짜 브뤼셀은 아니라고요오…)

암튼 외쿡스런 회의실 이름을 보며 여름휴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음 회의는 타이페이에서 한다… 그 다음 회의는 베이징… 회사가 말이지… 타이페이 회의실에는 딤섬을, 베이징 회의실에는 북경오리를 간식으로 비치해놓는 센스가 있어야지 말이지…

퇴근길 – 오후 4:00

점심을 굶었기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회사앞에서 엄마를 기다린다.
회사에서 가족들도 종합건강검진을 저렴하게 해주기 때문에 이번에 효도하는 셈 치고 엄마랑 같이 가기로 했다. 그동안 패밀리데이에 패밀리가 아니라 프렌드들과만 놀았는데 오늘은 좀 뿌듯하다.

엄마는 보자마자 생일이라고 케익 교환권이 왔다며 고맙다고 한다. 음… 교환권도 교환권이지만 사장님 사인이 들어간 레터가 동봉되어 있어서 좋으신 모양이다…

흐뭇해 하고 있는데 저 앞에 베이트리(직장 내 어린이집)에서 딸의 손을 잡고 퇴근하는 이차장님이 보인다. 아차, 인사를 해 버렸다… 꼬맹이를 본 엄마는 다시 잔소리모드 급전환;;; 남자친구는 언제 생기냐며 압박을 한다;;;

그렇다. 사실 이 글의 핵심메시지는 하나다.
‘이베이코리아’ 좋은 회사임.
이미 다들 왜 이 글을 쓰는지 눈치 챘을 테니, 대놓고 이베이코리아 복리후생을 신나게 적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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