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이스라엘 민족의 엑소더스가 애굽을 탈출하는 것이었다면, 대다수 현대 직장인에게 엑소더스란 당연히 회사를 탈출하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회사를 탈출해서 아예 돌아오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만간 다가올 카드 값과 대출금을 생각하면 우리네 인생은 그렇게 다시 회사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이런 직장인들이 합법적으로 특정 기간 동안 회사를 탈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휴가’… 오늘은 올해 2016년의 휴가일정을 계획 중인 직장인들을 위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한 법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휴가’는 알차고 행복해야 하니까! 1월, “신정이 금요일, 새해 첫날부터 2박 3일 여행기회가 있다!”
1월 1일이 무려 금요일이다. ‘휴가’를 단 하루를 쓰지 않더라도 2박 3일을 쉴 수 있다. 벌써 막 근질근질하지 않은가? 더군다나 12월 31일에 종무식으로 일찍 끝나는 회사가 많으니 잘만 맞추면 무려 4박 5일의 코스! 아쉬운 점은 연차를 붙여쓰기 애매하다. 보통의 공휴일이라면 붙여서 4박5일, 5박6일로 길게 쉴 수 있는 기회지만… 1년에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연차를 쓰거나 1년에 첫 업무 시작일인 1월 4일에 연차를 쓰는 건 엄청난 대인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2월, “언제나 평타 이상의 설날 연휴, 올해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번 설날 연휴는 2월 초 중순으로 좀 이른 느낌이다. 설날은 월요일로 대체휴일이 수요일에 붙어서 월, 화, 수 3일의 휴일이지만 토, 일이 앞에 붙어 4박 5일의 안정적인 기간을 보장한다. ‘명절은 가족과 함께’가 진리이긴 하지만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도 추세다.
개인적으로 어차피 초콜릿 줄 사람도 없는 발렌타인데이… 한국에 있어서 뭐할까 싶다면… 그냥 휴가를 연차든 뭐든 11일(목) 12일(금) 2일만 더 쓰면 일주일을 편하게 쉬다 올 수 있다. 강추한다. 솔로들이여! 글로벌하게 나아가자!
3월, “화요일에 위치한 최적의 삼일절… 하지만!” 무려 삼일절이 화요일이다. 샌드위치 데이라 이거다. 월요일 하루만 연차를 낸다면, 토,일,월,화… 무려 4일을 쉴 수가 있다. 하지만 난 개념 있는 대한민국 국민, 여행을 추천하진 않으려고 한다. 조용히 태극기 걸고 집에서 쉴란다. 4월, “국회의원 선거날이 있지만 선거일엔 투표하는 게 당연하니 패스!” 5월, “충격적으로 일요일에 위치한 노동절과 토요일에 위치한 석가탄신일… 하지만 우리에겐 어린이날이 있다” 충격의 2연타. 먼저, 5월 1일 메이데이(노동절)이 일요일이다. 콤보로 14일 석가탄신일이 토요일이다. 5월은 항상 푸르구나 였는데…이번 5월은 그다지 푸르지 않다. 하지만.. 실망은 이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들의 날’이었던 그날… ‘어린이날’이 있다.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같이 놀러 가고 미혼이면 친구들과 놀러 갈 수 있는 합법적인 날이다. 그 어린이날이 목요일! 그 날은 하루 쉬고 싶다면 그날 쉬면 되고, 금요일에 연차를 내면 3박 4일의 여행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6월, “현충일이 월요일!! 이지만 조용히 순국선열들을 위해 묵념…패스” 7월/8월, “여름휴가 알차게 보내세요!”
9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추석 연휴가 왔다!” 대체휴일이고 뭐고 그런 거 없이 이번 추석연휴는 깔끔하게 14~16일(수~금)이다. 주말 포함 5일의 기회가 있다. 올해는 설날도 그렇고 추석도 그렇고 조금씩 이른 감이 있지만 우리에게 연차를 조금만 붙여 쓰면 많은 기회를 주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설날에 연차를 못 썼다면 추석에 3일만 써보자. 9일(금) 12일(월), 13일(화)… 그럼 무려 9박10일의 어마어마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언제까지 저가항공이 취항한 가까운 곳만 갈 것인가! 올림픽 정신인 더 높이, 더 멀리!!! 우리도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대륙과 대륙을 넘나드는 여행 정도는 해야 멋들어진 직장인 아니겠는가! 9박 10일의 여행상품을 추천한다.
10월, “개천절이 월요일! 좋다 좋아! 연휴다 연휴… 패스” 11월, “없다…아무것도… 노릴 것은 수능날 10시까지 출근….그것뿐..” 12월, “충격적으로 없다. 크리스마스가 일요일이다…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