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충무로 인쇄소들을 들썩이게 했던, 동네 은행에 가면 주거래고객 아니라도 펑펑 주던, 별거 아닌 듯하면서도 연말에 막상 준비 안 해놓으면 서운한 그 이름하여. 달력. 스마트폰 확산으로 누가 돈 주고 달력을 살까마는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에서는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기이한 현상! 이 글을 읽게 되면 그 미스터리를 풀 수 있다. 얇은 종이의 하늘하늘한 촉감, 그리고 요일은 한문으로… 추억의 일력
지금 보면 촌스러운 달력이지만 사실 예전에는 이런 달력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 달력의 묘미는 역시 날짜가 지나버린 종이다. 찢는 쾌감은 좋은데 찢은 종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꾸깃꾸깃 구겨서 화장실에 두고 화장지 대신으로도 사용했으며 기름기를 쏙쏙 잘 먹어 명절이나 제삿날 부친 전의 기름기를 빨아들이기 위해 깔개로 대신 사용하기도 했다. 아직 놀라긴 이르다. 이 달력은 고대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판매하고 있다. G마켓에서 단돈 10,900원에 1년의 시간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후기를 보면 ‘시골 부모님이 찾으시는데 구할 수가 없어서 여기서 샀다’는 식의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대나무 채반에 달력을 깔고 부친 전을 차곡차곡 올린다면 기름기가 달력에 쏙 흡수된다. 키친 타올 없이 달력 한두 장쯤 깔아줘야 명절 분위기도 나고…
물론 이런 큰 달력은 여러 장이 아닌 한두 장이면 끝. 새 학기가 되면…언제나 사랑 받던 지난해 달력
무려 특수코팅에 PVC홀터 기능이 추가된 한국의 대자연 벽걸이 달력이다. 물론 이 달력은 돌돌 말아서 칼싸움 하는데 사용하거나 망원경 놀이에도 사용이 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공부하는 모범생들은 교과서 포장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비닐로 교과서를 싸기도 했지만 그 무엇보다 큰 도화지 같았던 달력 한 장 부욱 찢어서 교과서를 싸면 그리 든든할 수 없었다. 아 물론 그 많은 교과서를 싸려면 달력 12장이 모자라 올해 달력을 찢어 엄마에게 혼났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또 하나는 딱지로 제조가 가능했다. 빳빳한 재질의 달력은 딱지 만들기 아주 좋았던 것, 기억하는가? 신문, 잡지, 교과서, 도화지… 수 많은 종이가 있었지만 그 무엇도 달력을 따라가진 못했다. 종이 크기가 큰 달력으로 만든 딱지는 다른 종이로 만든 딱지보다 훨씬 두께가 두껍고 무게가 나갔으며 튼튼했기에 딱지판에서는 최상급으로 쳐줬다고 한다. 물론 동네마다 달력딱지는 반칙이고 진짜 실력이 아니라고 인정을 받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최근에는 재미있고 특색 있는 달력들이…
레고덕후들을 설레게 하는 레고셀프 디자인 만년달력! 숫자로 된 퍼즐 블록으로 1월부터 12월까지 본인의 스타일대로 개성 있는 달력을 만들 수 있고 집, 빌딩, 계단 모양 등 원하는 대로 조립도 가능하다!
심심풀이 땅콩처럼 해당 날짜가 지날 때 마다 에어캡을 하나씩 터트려 보는 건 어떨까? 이름하여 ‘Bubble Calendar’.이베이 해외직구 상품으로 에어캡 형태의 재미있는 달력도 있다.
G마켓 달력 CM에 따르면 “예전에는 대기업을 통해 오프라인 인쇄소에 달력을 직접 주문하는 대량수요가 많았던 데 비해 요즘은 개인이 개성 있는 달력을 온라인쇼핑을 통해 조금씩 사거나 기업체에서도 꼭 필요한 수요만 온라인으로 소량 주문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실제 G마켓 달력판매업체를 보면 인쇄소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다.) 무한도적 달력은 다 팔렸다고 전해라~ 1박2일이나 추사랑 달력이 있다고 전해라~
‘무한도전’, ‘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달력이 나왔다는 것, 알고 있는가? 달력의 새로운 트렌드인 자선목적의 셀렙달력 선두주자는 바로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2008년도 달력부터 꾸준히 달력을 만들어 오고 있는데 올해에도 어김없이 달력이 나왔다. 컬러링 할 수 있는 탁상형 달력과 벽걸이용 달력을 G마켓에서 12/9일까지 구매할 수 있으니 얼른 달려 가자.
이미 3차 무한도전 달력을 구매하지 못했다면, 우리에겐 1박2일과 추사랑 달력이 있다. 우리의 옥션에서는 1박2일 달력이 나왔다. (G마켓의 무한도전! 옥션의 1박 2일! 응?) 1박 2일 달력으로 배우는 여행의 기술을 포함한 이 1박 2일 달력은 매월 추천하는 1박 2일 여행지를 여행 꿀팁과 함께 추천하고 있다.
추가로, 작년 옥션에서 총 20만 6천여 부가 판매돼 11억 3천3백만 원의 판매고를 세운 배우 송일국 부자의 ‘삼둥이 달력’을 기억하는가? 중고거래 최고 5만 5천원에도 거래된 이 삼둥이 달력이 올해 우리들의 책상 위에 있었다면, 내년에는 사랑이를 만나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고 하니, 이보다 더 뜻 깊은 달력도 찾기 어려울거다.
1차 배송기간은 12월 17일부터 12월 24일까지이고, 2차 배송기간은 12월 25일부터 12월 31일까지니… 올해가 가기 전, 2016년 달력을 장만하려는 분들은 어서 무브무브! 여기서 잠깐~! 본인의 취향에 맞는 달력은 무엇인가? 댓글을 남겨보자…! (어쩌면… 인기투표가 되어버릴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