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확대된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하지만 누군가에겐 쉽지 않은 일로 느껴질 수 있어요.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전자매체는 시각 정보가 무척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시력이 현저히 낮거나 완전히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기 불편하죠. G마켓도 그동안 접근성을 꾸준히 높여오는 한편, 오픈마켓 특성상 판매회원들의 협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상으로 웹 접근성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오픈마켓 판매자를 위한 웹 접근성 교육 1편 (링크) ▶오픈마켓 판매자를 위한 웹 접근성 교육 2편 (링크) 시각장애인 고객들이 좀 더 편하게 쇼핑할 수 있게 꾸준히 접근성(accessibility)을 높여 가고 있는 G마켓이 앞으로 어떻게 더 나은 접근성을 만들어나갈지 궁금한데요. G마켓 시각장애인 접근성 개선에 참여한 PXC 담당자와 외부 컨설팅 업체 ‘엔비전스’의 담당자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쉽고, 편하고, 자유롭게! G마켓 접근성 프로젝트
G마켓 접근성 프로젝트란? “G마켓을 이용하는 고객 누구나 쉽고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앱과 웹의 사용성을 개선하는 프로젝트예요. 특히 시각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을 확보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어요. G마켓을 실제 시각장애인 사용자의 입장에서 불편함 없이 이용 가능한 서비스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예전부터 접근성 쪽 담당자가 있었고, 판매자들을 위한 대체 텍스트 입력 툴 제공, 내부 임직원 교육과 판매회원 교육도 진행했지만 이번에 좀 더 본격적으로 접근성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베이코리아 PXC 이지나 님 비장애인은 실감하지 못할 수 있는 부분인데. “그렇기 때문에 내부 직원들 간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했어요. ‘아, 이래서 이게 필요하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필요했죠.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3년 전부터 계속 교육을 진행했어요. 최근 수년간 시각장애인을 모시고 웹 접근성에 대한 모니터링과 테스트도 진행했죠. 이베이코리아는 회사 분위기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또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꾸준히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래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게 왜 중요한지 서로 이해할 수 있었죠. 실제로 개발자분들과 함께 작업하고 외부 접근성 컨설턴트의 조언을 듣는 과정에서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점점 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등장해 무척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이베이코리아 PXC 이지나 님 외부 컨설턴트로 참여한 엔비전스는 어떤 기업인지? “엔비전스는 시각장애인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사회적 기업으로, 국제적인 감각 체험 전시 ‘어둠속의대화’와 정보접근성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G마켓 접근성 프로젝트에서도 정보접근성과 관련해서 컨설팅을 진행했죠.” 엔비전스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였는지 알고 싶다. “접근성 프로젝트는 원격으로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메신저와 화상 회의를 통해 수시로 소통하면서, 접근성과 관련한 이슈를 공유하고 리포팅했어요.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 꼭 한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 듯한 분위기였어요. 특히 단순히 ‘접근성 문제가 있으니 수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이게 접근성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개선되면 실제 사용자에게 무엇이 이로운지를 G마켓의 각 서비스팀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어요. 이슈마다 재현 스텝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해결방안도 함께 제시했으며, 재현 영상을 통해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죠. 나중에 결과물을 봤는데, 각 서비스팀 담당자분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또 노력했는지가 느껴져서 무척 뿌듯했어요.” 엔비전스 누구나 편리하게 쇼핑할 권리
정확히 어떤 부분이 개선되었는지 궁금하다. “사실 새로운 기능을 만든다고 하기보다는 그동안에도 있는 기능이었지만, 시각장애인이 스크린리더(Screen Reader: 화면의 텍스트를 낭독하는 소프트웨어)를 원활하게 쓸 수 있도록 비문자 정보에 대하여 대체 텍스트를 보다 더 충실하게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어요. 웹, 안드로이드, IOS 모두 진행하고 있고요. IOS의 경우 필수적인 항목 위주로 되었고 나머지는 계속 개선을 진행 중이에요. 시각장애인들에게 G마켓에서 회원 가입부터 로그인, 상품 검색, 주문 및 결제까지 인터넷 쇼핑이 훨씬 더 편리해졌다고 할 수 있어요.” 이베이코리아 PXC 이지나 님 대체 텍스트 오류는 어떤 것인지? “대체 텍스트라고 하는 건, 간단히 말해 이미지나 버튼 등 텍스트로 표현되지 않은 정보에 텍스트로 된 설명을 삽입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할인’이라는 내용의 이미지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비장애인은 이미지를 보고 ‘할인’이라는 글자를 떠올려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스크린리더는 이미지를 자동으로 텍스트로 바꿔 읽지 못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은 그 부분에 ‘할인’이라는 의미의 그림이 있다는 걸 알 수가 없죠. 그런데 이 이미지의 의미가 ‘할인’이라는 걸 따로 저장해두면, 스크린리더가 ‘할인’이라고 인식할 수 있어요. 그렇게 텍스트와 비(非) 텍스트 정보를 매칭하여 저장해둔 게 바로 대체 텍스트예요. G마켓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이미지나 배너 등에 대해서는 대체 텍스트를 모두 적용하고 있어요. 오픈마켓의 특성상 G마켓이나 옥션의 판매 회원들이 자신의 상품 등록 시 회사가 제공하는 툴을 이용하여 상품 설명 중 비문자 정보에 대해 직접 대체 텍스트를 등록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많이 이용해주시면 좋겠어요. 판매 회원들을 위한 웹 접근성 교육을 예전에도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적이 있었고 온라인 교육도 여러 번 진행했는데, 유튜브에 교육 비디오를 아예 공개해 놓았으니 G마켓, 옥션 판매 회원분들께서 많이 이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베이코리아 PXC 이지나 님 그 외에 또 변경된 부분이 있다면? “G마켓 앱은 쇼핑 콘텐츠를 담고 있다 보니, 레이아웃이 상당히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화면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사용자 입장에서는 레이아웃 속에 있는 각각의 요소들에 대해서 정확히 정보를 전달받기가 어렵거든요. 특히 팝업 콘텐츠가 표시되거나 다른 화면으로 전환되는 등 화면에 변화가 발생했을 때 그 변화가 시각장애인에게 정확히 전달되기가 어렵죠.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스크린리더가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많이 개선되었어요.” 엔비전스 스마일페이에 대한 접근성 개선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스마일페이 역시 G마켓과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이 스크린리더를 통해 사용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간편결제 접근성을 구현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인, 간편결제 비밀번호 입력 시 키패드 배열이 바뀔 때 어떻게 입력하는가 하는 이슈를 해결했어요. 대형 이커머스 회사 간편결제 중 이런 기술을 구현한 건 저희가 국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앞서 언급한 대체 텍스트를 넣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일페이 카드 등록 시 커스텀 키패드로 숫자를 입력할 때 컴퓨터의 경우 마우스가 아닌 키보드로도 연속 입력이 가능하도록 바꾸었고, 앱에서는 ARS 인증 후 음성 키패드를 이용해 숫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리고 스크린리더 사용 시 화면을 읽는 순서나 화면의 상태 변화를 인식하는 부분도 더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개선하였고요.” 이베이코리아 PXC 이지나 님 “간편결제 시스템에서 제일 중요한 게 결제수단을 등록하는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기존 커스텀 키패드는 스크린리더 사용자에게 무척 불편했거든요. 그런데 스마일페이는 그 부분이 개선되어서, 키보드로 조작하는 건 물론이고 보안 키패드가 활성화된 상태인지 아닌지 같은 정보도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알림 메시지를 보내주도록 바뀌었어요. 덕분에 정말 편리해졌어요.” 엔비전스 모두가 즐거운 쇼핑 세상을 꿈꾸다.
접근성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특별히 어려움이 있었는지? “사실 비장애인은 ‘접근성이 낮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공감하기가 어렵죠. 아무리 필요하다는 말을 들어도 ‘꼭 그만큼 수고를 들여서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느낄 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함께 일한 개발자분들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셨고, 또 회사에서도 많이 지원을 해주어서 잘 진행할 수 있었어요. 또, 실제 시각장애인인 외부 컨설턴트가 참여해서 진정성 있는 접근성 개선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함께 작업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베이코리아 PXC 이지나 님 “접근성이라는 개념을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정보접근성에 대한 컨설팅을 할 때는 그 부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죠. 이번 협업에서는 그 부분이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해요. 이베이코리아의 각 서비스팀이 저희가 제안하는 접근성 관련한 이슈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경청해 주시고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해 주셔서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엔비전스 개선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아직 접근성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고, 모든 부분이 완벽하게 완료되었다고는 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분명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고 느꼈을 텐데 이번에 스마일페이의 키패드 입력 관련해서 개선된 부분을 호평하는 글이 일부 커뮤니티에 올라왔거든요. ARS 인증이 있어서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결제할 수 있어서 좋다는 내용이었어요.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인증 절차를 혼자 진행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결제 비밀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알려줘야 하는 건 단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스스로의 존엄성이 깎여 나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거죠. 그런 부분을 바꾸고, 더 많은 분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스마일페이를 쓸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한다는 게 저는 정말 뿌듯해요.” 이베이코리아 PXC 이지나 님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이 궁금하다. “스마일페이는 간편결제 시스템이기 때문에 G마켓 외에도 무척 많은 영역에서 쓰이고 있어요. 그래서 스마일페이의 접근성은 특히나 더 많이, 빠르게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또, 이런 개선된 스마일페이를 시각장애인이 더 잘 쓸 수 있도록 별도의 가이드도 준비하고 있어요. 향후에는 스마일페이뿐만 아니라 각 서비스별로, 메뉴별로 스크린리더 가이드를 만들어나갈 예정이에요.” 이베이코리아 PXC 이지나 님 “앞으로 우리나라의 앱과 웹 환경에서 접근성이 더욱 확대되어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특히 쇼핑 앱 말고도, 전자도서 분야도 접근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죠. 해외의 사례를 보면 아마존 킨들이나 구글 플레이북 등 주요 전자도서 플랫폼에서 스크린리더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부분이 부족해요. 요즘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전자도서 앱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 앱들에 접근성이 적용되어 시각장애인들도 독서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엔비전스 다음 편에는 이베이코리아가 진행하고 있는 판매회원을 위한 웹접근성의 이해 교육 내용을 소개드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