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 패스트캠퍼스 주최의 ‘2018 Future Conference’가 코엑스 그랜드 볼룸에서 개최됐다. 블록체인, UX∙UI, AI, Entrepreneurship, Real-estate 5개 트랙에서 업계 최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래에 잘 대응하기 위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이베이코리아 현은석 CTO도 ‘Track 3: AI’ 에 초청되어 발표를 진행했다. 오픈 마켓을 ‘수많은 IT 기술의 종합 전시장’이라고 표현하신 현은석 CTO께서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eCommerce 업계의 AI(인공지능)과 ML(머신러닝) 관련 동향 뿐만 아니라, eBay KOREA에서 CTO로서 경험한 사례를 공유해주셨다. 현은석 CTO의 강연 순서가 되자 갑자기 사람들이 더욱 몰려들었다! 자리가 부족해 의자를 추가로 배치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사실 현은석 CTO는 이베이코리아 내 컨퍼런스에서도 여러번 강연해주신 적이 있다. > 2018 eBay Amplify 컨퍼런스 바로가기 > 2017 개발자를 위한 eCommerce 컨퍼런스 바로가기 ‘알파고’로 큰 충격을 주었던 인공지능이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2018 Future Conference 속 현은석 CTO의 ‘AI Implications in e-Commerce’ 강연을 다같이 집중해 들어보자.
1. 이커머스, 이베이코리아
“온라인 쇼핑 이용률 1위, 대한민국” 이커머스하면 우리는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을 말한다. 최근에는 오픈마켓이 소셜커머스 기능을 가지고 있고, 모든 소셜커머스 기업들도 오픈마켓 기능이 있어 둘의 경계가 희미해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기업으로 G마켓과 옥션을 포함해 G9라는 큐레이션 사이트, CBT (Cross Border Trade·국경간 거래) 그리고 G마켓 글로벌샵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오픈마켓은 플랫폼 내에서 판매자와 구매자의 거래로 알아서 생태계가 구축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멤버십 서비스인 ‘스마일클럽’을 포함해 광고, 마케팅, 물류센터, 결제 서비스, 보안까지 사실 굉장히 많은 일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개발자와 임직원들이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베이가 진출한 곳이 전세계 30여개 국가다. 그 중 이베이코리아는 본사인 미국을 제외하고 거래규모로 1등이다. 감사하게도 우선 여기 계신 분들이 구매를 많이 해주시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온라인쇼핑 비중이 높다. 2016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이 시장 자체는 작지만, 온라인쇼핑 이용률이 23%로 전세계 1위다. 2. AI, 컨베이어벨트부터 챗봇까지
“그래서, AI를 어디에 사용하나요?” 여러분에게 익숙한 AI기술로는 로봇이나 챗봇, 인공지능 스피커가 있을 것이다. 이베이코리아도 이런 기술이 커머스와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으며, 멋져 보이지만 당장 잘 쓰이기 힘든 기술보다는 쇼핑에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주로 검토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라고 하면 실력들이 비슷비슷해서 누가 이길지 모르는 터프한 환경을 이야기한다. 2013년부터 최근 5년간 연평균성장률 20% 가까이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 이커머스 산업이 진짜 ‘죽음의 조’다. 이베이코리아는 커머스 거래액으로 업계 1등이긴 하지만,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멋있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필요한 것에 모든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이베이코리아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기술은 데이터 기반 최적화다. 3. DATA, DATA, DATA
항상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이다. 데이터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떤 데이터가 필요할까? 소위 ‘정합성’이 맞는 데이터가 알짜 데이터다. 사이트를 분석하다 보면 중복 카운트를 한다던지 정합성이 맞지 않는 데이터들이 보인다. 데이터를 비즈니스용으로 쓰기 위해서는 정제 및 전처리 과정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정확한 데이터가 존재하더라도 통합된 분석 플랫폼이 없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매우 어렵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데이터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레이크’를 운영중이다. 거래 데이터와 행위 데이터를 통합 저장 및 분석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쇼핑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구매/판매/상품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하는 플랫폼과 함께 이미 만들어진 모델이나 머신러닝 트레이닝 결과가 조금 더 편하게, 정확하게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머신러닝 에코 시스템도 구축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스트럭처드 데이터(Structured data)’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커머스에서 행위 데이터까지 포함한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기술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오픈마켓의 특성상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하니까 상품에 대한 정보가 각기 다르다. 이렇게 복잡한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들은 제대로 검색하기도 힘들고 추천도 힘들다. 이베이코리아 내 전체 사이트를 통틀어 1억개가 넘는 상품이 있다. 사람 손 만으로는 일하기가 어렵다. 스트럭처드 데이터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 표준화 및 조직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때 AI, 그 중에서도 특히 머신러닝이 큰 역할을 한다. 잘 아시다시피 AI는 사용자 성향에 맞는 상품 추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고객의 구매 여정에 맞는 적절한 상품을 추천하면 정보가 되고 쇼핑 편의성을 높여주는 좋은 기능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사용자 경험을 떨어뜨릴 수 있다. 오디언스 타겟팅에서 마케팅이나 광고가 스팸이 아니라 정보가 되려면 AI의 도움이 필요하다. 물류관련 분야에서도 AI 활용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입출고 데이터를 가지고 동선을 짜거나 상품 배치에 AI를 적용할 예정인데, 이렇게 하면 실제로 배송비와 운영부담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FDS(Fraud Detection System,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에도 AI를 사용한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스마일페이라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결제 시스템은 보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감지하기 어려운 패턴/룰을 찾아내는 게 중요한데 AI기반의 FDS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요즘 금융쪽에서 AI기반 FDS가 열풍인데, 이베이코리아는 금융거래를 들여다본지 오래 되다 보니 직접 만들어서 규칙 기반 FDS와 병행하여 시범 운영하고 있다. 4. 방향과 전망
“데이터가 있는 모든 곳에서 AI를 사용한다.” 결국 AI가 어디에 사용되는가에 대한 답은, “데이터가 있는 모든 곳”이다. 효과적으로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AI-머신러닝 엔지니어들과 현장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즈니스 담당자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기술이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비즈니스가 기술을 이해해야 하는 셈이다. 얼마 전 포브스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직면하는 8가지 진짜 도전 과제’라는 글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비즈니스’다. 기업은 비용절감이나 매출 상승 등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와 함께 할 때 힘을 받을 수 있고,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AMD의 CEO인 리사 수 박사의 턴어라운드 전략을 다시 한 번 새겨보며 세션을 마치려 한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던 AMD를 회생시킨 경영 원칙을 3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레거시 장점 활용 – 기존 제품/서비스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라 2. 선택과 집중 – 한정된 비용으로 반전해야 하므로 근본적이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여 제대로 만들어라 3. 미래 성장 동력 – 인공지능 등 내년 이후의 비즈니스에 대비해라 인공지능뿐 아니라 어떤 일이든 일을 하는 이유를 항상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공지능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고, 비즈니스에 적합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술이 활용되어야 한다. 이커머스의 넥스트 패러다임은 데이터와 데이터에 기반한 AI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여기 있는 엔지니어, 비즈니스 일선에 있는 여러분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