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마켓 디지털팀 권소라 매니저

타자기를 닮은 특유의 소리와 독특한 손맛, 묵직하면서도 튼튼한 내구성을 갖춘 ‘기계식 키보드’가 다시 뜨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소수의 컴퓨터 마니아에게 인기를 끌었는데, 최근에는 다양성까지 더해 개성 넘치는 K-직장인, PC게임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계식 키보드는 키를 누를 때 ‘메커니컬 스위치’라는 개별적인 스위치를 사용하는 키보드다. 일반 키보드에 비해 더 뚜렷하고 강력한 키 눌림이 특징이며, 내구성이 뛰어나고 수명도 길다.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다양한 브랜드도 떠오르며 기계식 키보드 시장 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나 디자인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실제로 G마켓에서는 지난 2023년 판매된 ‘기계식 키보드’의 거래액이 2022년 대비 60%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기계식 키보드가 인기를 끌면서 키보드 카테고리의 고객 1인당 평균 구매객단가 역시 같은 기간 15% 증가했는데, 이는 2022년에 키보드를 구매하는데 10만원을 썼다면, 2023년에는 11만 5천원을 썼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팔린 기계식 키보드가 전체 키보드 카테고리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G마켓에서 키보드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는 디지털팀 권소라 매니저는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면 아직 조금 낯설게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최근에 PC방을 가본 경험이 있다면 기계식 키보드를 이미 사용해봤을 수도 있다”며 운을 뗐다. “프로게이머는 물론, PC방에서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응성이 뛰어나고, 키 입력의 정확성이 매우 높아 게임을 할 때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매니저는 추천 브랜드로 키보드/마우스 시장에서 바이블 브랜드라고 불리는 ‘로지텍’을 꼽았다. 로지텍은 지난해 G마켓에서의 기계식 키보드 매출이 전년대비 3배가 넘는 수준으로 증가(268%)하기도 했다. 권매니저는 “극가성비로 무장한 중국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좀 더 높은 반응성과 최신 기술을 적용한 상품이 우수한 성능을 원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라며 로지텍의 게이밍 라인인 로지텍G의 ‘PRO X 텐키리스’ 제품은 제작에 프로게이머들이 함께 참여한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계식 키보드가 더욱 대중화되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코로나19였다고 권매니저는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자리잡으며 집을 혼자만의 사무실처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실제로 이 시기엔 화려한 형태의 게이밍 키보드 대신, 홈 인테리어로도 좋은 깔끔한 형태의 제품도 특히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기계식 키보드가 더욱 편안한 타이핑 경험을 주고, 개별적인 키 스위치 사용으로 오타를 줄여주기 때문에 작업 효율성이 높아 직장인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재택근무가 해제되고 엔데믹 이후 사무실로 사람들이 복귀하면서 기계식 키보드 시장도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고 권매니저는 설명했다. “기계식 키보드를 선호하는 이유이자, 단점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타자 소리”라며 “타인과 함께 생활하는 사무실에서 키보드 소리가 너무 크게 내는 것도 매너가 아니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저소음 적축, 적축 키보드 등 다양한 기계식 키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기계식 키보드 시장 전망도 밝다는 게 권매니저의 설명이다.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선호하는 MZ세대 맞춤형 제품이라는 것. 권 매니저는 “기계식 키보드는 부품을 개조하고 나만의 키보드를 만드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제품”이라며 “더욱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G마켓 에디션 키보드를 단독 기획하는 등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